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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조용했던 6·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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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6-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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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4지방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조용하게(?) 치러졌다 .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조용하고 깨끗한 선거를 다짐했기 때문이다. 소위 3무(無) 선거운동, 즉 유세차 율동·로고송·네거티브 없는 선거 분위기가 전국을 휩쓸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조용한 선거'와는 거리가 멀었음이 확인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선거관련 고발 건수가 이를 방증해주고 있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가 선거법을 어겨 선관위로부터 고발 받은 건수는 총 43건이었다. 지난 2010년 20건에 비하면 이번 선거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기초단체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발건수가 2010년 124건에서 이번에는 149건으로 20.1% 늘었다.
 내용을 보면 혼탁 선거전 내막이 드러난다. 조치 강도가 다소 약한 수사의뢰와 경고는 각각 63%, 23% 정도 감소한 반면, 위반 수위가 높은 고발만 100% 이상 증가했다. 선관위 관계자도 "금품, 음식물 제공, 인쇄물 배부 등을 통한 위법행위는 감소했지만 중대선거범죄 고발 건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품 및 음식물 제공은 185건에서 144건으로 22.2% 감소한 반면 중대선거범죄 고발건수는 18건에서 55건으로 무려 205.6%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행위가 두드러지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단순한 상대방 흠집 내기 수준을 넘어 수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악성 네거티브가 난무한 것으로 풀이된다. 율동과 로고송은 많이 사라져 거리는 조용해졌지만 네거티브 전략은 오히려 더 심해진 것이다. 무늬만 조용한 선거였던 셈이다.
 경주시장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흑색선전과 불법선거운동이 횡행하면서 고소고발, 비난전이 확산되고 선거법 위반혐의로 사법처리되는 등 이전투구로 얼룩졌다. 지금까지도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최양식 시장 당선자는 당선 직후 "선거판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상대 후보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행위는 공명 선거분위기 정착을 위해 분명하게 흑백을 가리고 위법내용에 대해서는 면밀한 법적 검토를 거쳐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시점인 현재, 서로 포용력을 발휘하여 시민 화합차원에서 소를 취하하는 방안이 물밑에서 검토되고 있으나 아직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7·30 재보궐 선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용한 선거'의 초석이 될 것으로 믿었던 6.4지방선거도 이렇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역시 선거문화를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다가올 재보선은 시작부터 더욱 깨끗한 선거 풍토로 출발해야 하는 이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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